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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을 이겨낸 그린북 실화로 보는 우정 겟아웃: 공포 장르 비교 분석

by gagale 2025. 5. 8.

그린북 포스터 사진 첨부

그린북: 실화로 보는 우정과 차별

‘그린북’은 196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백인 운전기사 토니 발레롱가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영화 제목의 '그린북'은 흑인들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숙소와 식당 정보를 담은 여행 안내서로, 당시 미국 사회의 구조적인 인종차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돈 셜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클래식 피아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공연 후에는 백인 전용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고, 같은 무대에 선 백인들과 식사를 하지 못하는 차별을 경험합니다. 그의 정중하고 고상한 성격은 백인 사회의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동시에 ‘흑인답지 않다’는 이유로 동족에게도 거리감을 느끼게 합니다. 반면 토니는 전형적인 백인 노동자 계층 출신으로, 처음에는 무의식적인 인종차별적 언행을 하지만 돈과의 여정을 통해 조금씩 변화해 갑니다.

‘그린북’은 뚜렷한 폭력이나 갈등보다는 미묘한 차별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교감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영화는 거창한 정의 구현보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마음을 열고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과거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현실을 피부로 느끼게 되며, 동시에 변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도 품게 됩니다.

겟아웃: 공포 장르를 통한 은유적 비판

‘겟아웃’은 2017년 조던 필 감독이 제작한 공포 스릴러 영화로, 미국 사회의 은밀한 인종차별을 신선한 시각으로 조명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영화는 흑인 남성이 백인 여자친구의 가족을 처음 만나러 가는 단순한 줄거리에서 출발하지만, 점차 기괴한 분위기와 함께 미국 사회의 인종적 위선을 강하게 꼬집습니다.

겉으로는 ‘우리는 흑인을 좋아한다’, ‘오바마도 지지했다’는 식의 친흑인 발언을 하지만, 실제로는 흑인의 신체적 능력만을 소비하고 흑인들을 자신들의 욕망을 위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백인 가족의 모습은, 표면적으로 진보적인 척하지만 내면에는 편견을 품고 있는 미국 사회 일부의 시선을 풍자합니다.

‘겟아웃’은 전통적인 공포 영화의 문법을 차용했지만, 그 속에 사회적 메시지를 풍부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특히 ‘썬큰 플레이스’(sunk place)라는 개념은 주인공이 몸은 움직일 수 없고, 의식만 존재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는 인종차별이 흑인의 자율성과 주체성을 박탈한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영화는 블랙 유머, 풍자, 공포의 요소를 통해 미국 사회의 위선과 구조적 차별을 은유적으로 비판합니다.

비교 분석: 현실적 접근 vs 은유적 전복

‘그린북’과 ‘겟아웃’은 모두 인종차별이라는 공통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은 매우 다릅니다. ‘그린북’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인간 드라마로, 관객이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의 여정을 통해 문제의식을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합니다. 현실적이고 따뜻한 방식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겟아웃’은 장르적 실험을 통해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게 합니다. 관객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속에서 백인 사회의 이중성과 폭력성을 날카롭게 인식하게 되며, 인종차별이 단지 제도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태도와 사고방식에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자각하게 됩니다. ‘그린북’이 인물 간의 관계와 변화를 중심으로 화해와 공감을 말한다면, ‘겟아웃’은 전복과 탈출을 통해 억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두 영화는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완전히 다른 감성, 전개 방식, 메시지 전달 방식을 통해 관객에게 다층적인 사고를 유도합니다.

또한 두 영화 모두 백인과 흑인 캐릭터 간의 관계를 주요 축으로 삼지만, 그 관계의 방향성과 구조도 다릅니다. ‘그린북’에서는 백인 캐릭터가 변화하고 성장하며 흑인 캐릭터와의 우정을 통해 성숙해지지만, ‘겟아웃’에서는 백인 캐릭터는 끝까지 위선적이며, 흑인 캐릭터는 그 위선에서 벗어나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장르의 차이뿐 아니라, 현대 미국 사회에서의 인종 문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반영합니다.